‘질병 산재’ 사각지대 배달 노동…“달라진 노동환경 새 판정 기준 절실”_경향신문


A씨는 매주 하루 6시간씩 주 5일에 총 30시간을 오토바이로 음식을 배달했다. 작년 5월부터는 오토바이 렌탈비 부담 때문에 배달량을 늘렸다. 이전보다 노동 강도가 높아졌지만 다행히도 큰 사고는 없었다. A씨는 무사고 여성 라이더라는 자부심으로 일했다. 그런데 뜻밖의 장소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그해 6월26일 오후 8시50분쯤 배달을 마치고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1층에 도착할 무렵 ‘쿵’ 소리가 나더니 엘리베이터 전원이 꺼졌다. A씨는 2분가량 홀로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열이 오르고 손발이 떨렸다. A씨는 이후 이틀간 업무를 보지 못했다.

가까스로 업무에 복귀했는데 이번에는 25층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사고를 겪었다. 엘리베이터가 하강할 때 벽에 부딪히며 굉음을 낸 것이다. 연달아 엘리베이터 사고를 겪고 나서 A씨는 일터로 돌아오지 못했다. 수시로 혈압이 올랐고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렸다. 병원에서는 정신질환(급성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진단했다. 더이상 배달을 할 수 없게 된 A씨는 업무상 질병이라며 산업재해보험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외상성 사건에 노출돼 이로 인한 신체적 증상과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발생한 것”이라며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업무상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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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반기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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